안녕 나는 6년차 제주팬인데 물 들어올때 노 저으라고 홍보를 시도중인데 쉽지않네 ㅜㅜ 이번에 관심 못받으면 걍 접을라규 ㅎㅎ

k리그의 스토리에 대해 궁금은 한데 찾아보긴 귀찮고 그럴때가 많을거야! 그래서 내가 응원하는 제주유나이티드에서 아는 대로 스토리를 올리려구해. 그 시발점으로 내가 제주유나이티드에 입문하게되었던 계기이자 아직도 해마다 유니폼을 마킹하는 권순형 선수를 소개하려고해! 한준희 해설도 엄청 칭찬했던 선수라 다들 제법 들어봤지만 정확히 어떤 선수인지는 잘 몰랐을거야!

한국에서 국대급의 실력을 가진 선수다 정도의 추상적인 정보만 알고있는 축구팬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권순형 선수가 어떤 선수인지 후회없이 알리고 싶어서 쓴다. 포텐 못가면 내 홍보는 여기서 마무리 ㅎㅎ..암튼 봐달라구~

1. 한국의 스콜스를 꿈꾸던 소년, 대학리그를 평정하다.

권순형은 어릴적부터 축구를 아주 좋아했어. 1994년 월드컵을 보며서정원과 홍명보를 동경했고 결국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화를 신게 되었지. 어릴적부터 쭉 미드필더를 꿈꿨던 권순형은 자신의 롤모델은 스콜스를 보며 한국의 스콜스를 꿈꿨어.6학년때 교사이신 어머니의 반대로 축구를 그만둘뻔했지만 초등학교 코치의 설득과 권순형 본인의 확실한 의지로 결국 부모님을 설득하고 축구선수의 진로를 걷게되었어. 여담으로는 권순형의 진로가 결정되고나서는 누구보다 권순형의 꿈을 지지하고 지원해줬다나 뭐라나~

이후 중학생이 되며 타고난 실력을 바탕으로 동북중학교에 진학을 하게 돼. 하지만 또래보다 키가 제법 작았던 권순형은 동급생과의 볼경합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특별한 드리블 테크닉도, 화려한 골결정력도 없던 권순형은 점차 또래들에게 밀리게 돼. 권순형은 이때부터 학원축구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궁리를 하다 패스를 연마하기로 다짐을 했대. 공보다 빠른 선수는 없기 때문에 또래들의 압박과 수비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거지. 그 결심 이후로 권순형은 중학교 1,2학년 내내 운동장에서 100m거리의 물건을 맞추거나 골대를 조준해 슈팅을 날리는 연습을 하는 등 킥의 감각을 기르는 연습을 했고 결국 중학교 3학년, 팀의 간판미드필더로 올라서며 팀의 전국대회 4관왕을 이끌어

중학교 3학년 이후 동북고등학교로 진학하며 권순형은 2002년 u16대표, 2003년 홍명보 장학생을 수상하며탄탄대로를 걸었어.그리고마침내 축구명문 고려대학교에 진학하게돼. 권순형은 05학번으로 입학하게되는데 새내기부터 미드필더의 연결고리를 맡으며 05 06 07 08년도 내내 고려대의 전국 대학 축구대회 연속 우승을 이끌었어. 특히 08년도에는 고려대의 주장이자 박주영의 뒤를 잇는 10번으로서 고려대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었는데, 포지션은 수비형미드필더였지만 실질적으로 위치에 구애받지않고 전 피치를 누비며 팀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고해.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10번을 달았던 이례적인 사례. 더구나 전 주인이 축구천재 박주영이었다는 점에서 그가 얼마나 대단한 축구스타였는지 알 수 있다)

권순형은 08고려대의 핵심적인 선수로서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U리그 개막전부터 엄청난 플레이를 펼치며 그날 3천명의 관중을 사로잡았는데 이날 권순형의 플레이를 그대로 적어보자면

-1대0 선제골 어시스트

-후방에서 달려나와 골대샷

-마르세유턴으로 수비농락

-10m 리프팅돌파성공

글로 적으니깐 좀 별거 없어보이나? ㅋㅋㅋㅋ...아무튼 이날 경기가 라이벌인 연세대학교를 상대로 치뤄졌던 경기였기에 더욱 주목받았는데, 이날 권순형의 활약상을 봤던 축구관계자들이 모두 권순형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대. 이 날 경기를 봤던 축구 관계자중엔 당시 축협회장인 정몽준과 박성화 올림픽국가대표감독 그리고 한국의 축구전설 홍명보도 포함되어있었어. 그리고 이날 활약을 본 박성화 감독은 곧바로 권순형을 올림픽 예비 엔트리 40인에 포함시켰지. 결국 탈락하긴했지만 권순형의 재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었던 대목이었어. 이후 권순형은 mvp까지 수상하며 대학리그 최고의 선수이자 한국 최고의 유망주로 자리잡았지

2. 고향으로 돌아온 천재, 그러나 프로의 쓴 맛

이후 권순형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어느 팀으로 드래프트될지 초유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결국2009년 신생팀 강원fc에 우선지명되며 프로에 입단했어. 드래프트 최대어라고 불리며 모든 이가 그의 프로행보를 주목했지만, 첫 해부터 이을용과 일본용병 마사에게 밀리며 프로의 쓴맛을 보게 되었어. 거기다 기대받던 '대학최고선수' 권순형보다 해당 년도에 신인왕을 수상한'내셔널리그 괴물' 김영후가 더 주목받으면서권순형의 존재감은 점점 약해져가. 결국 첫시즌 선발 교체 도합 18경기 2도움으로 시즌을 마감해. 이후 10시즌부터는 정기적으로 출전했지만 10시즌 11시즌 모두 팀이 매우 부진하게되었고, 결국 권순형은 11시즌 이후 자유계약으로 팀을 떠나게 돼...

(권순형은 강원에서 실패했지만, 강원 생활에서 프로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3. 떠오르는 감귤타카, 그 중심에 서다.

권순형은 2012년 Fa자격을 얻은 뒤 당시 제주유나이티드의 감독 박경훈의 부름으로 제주유나이티드에 합류해. 이 당시 제주는 스쿼드에 대대적인 변화가나타나며 제법 좋은 선수들을 영입했는데,권순형과 영혼의 파트너를 이루는 송진형도 이때 영입되었어. 이때 제주는 산토스-자일의 리그 최강 용병진과 더불어 송-권라인이라는 튼튼한 허리를 갖게돼. 권순형은 2012시즌에서 선발교체포함 총 40경기를 뛰는데, 비록 1골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송진형이 공격적, 권순형이 수비적인 역할을 부여받았고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내며 제주를 2017시즌 이전까지 역대최고승점을 기록하는데 일조했어. 사견을 내비치자면 이때 정말 재밌었고 필자도 이때부터 제주축구를 보게되었지.비록 순위는 6위였지만 권순형은 홈승률 대비 원정승률이 저조했을 뿐 다음 시즌 3위에 들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가겠다며 도리어 의욕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어.

(제주팬들에게 구자철 못지않게 사랑받았던 송권라인. 왼쪽이 송진형, 오른쪽이 권순형. 필자도 이때 제주축구에 입문했다.)

하지만 너무 의욕이 과했던 탓일까, 권순형은 시즌을 준비하는 동안 휴식도 반납하고 훈련을 하다가 13년 초에 연골이 파열되어버려..결국 시즌내내 폼이 떨어졌고 업친데 덥친격으로 12시즌 성남에서 한요윤을 찍고 이적한 윤빛가람에게 주전까지 밀리게 되었지. 현재제주감독인 당시 조성환 코치와 몸을 만들며 리그 후반기로 갈수록 출전시간을 점점 늘렸지만결국 다음해에 군대를 가게되어버려. 내가 개인적으로 14시즌 제주축구를 좋아했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선수인 권순형이 없었던게 참 아이러니 ㅜ

4. 상주상무입대, 또 다시 배우다.

(상주상무에서 멘탈적으로 많은 성장이 있었던 권순형. 베스트일레븐 출처)

권순형은 상주상무시절을 계기로 자신의 플레이가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어. 상주상무 입단 전에는 슈팅을 찰때 고민을 한다던가 패스로 넘겨주는 걸 선호했다면, 상주상무시절 이후부터는 그냥 기회가 되면 중거리슛을 때리게 되었다고 해. 상주상무에서 권순형의 짝을 맡았던 선수들이 최현태, 김성환같이 수비지향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라 권순형이 공격적으로 치고갈 상황이 많이 나왔고, 결국 미드필더로서 상주에서 두 시즌동안 4골 6도움을 기록하며 전역해. 또한 상주상무 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더욱 축구에 절실해졌고 곧 태어날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위해 축구를 더욱 열심히 하기로 다짐했어. 이후 2015년 9월에 전역을 하게 되었고, 권순형은 제주로 돌아와서 환상적인 득점을 기록하며 자신이 건재함을 과시했지. 하지만 이 골이 단순히 권순형이 건재함 그 이상을 의미하는 것이었음을 그땐 누구도 알지 못했어.

(전설의 시작)

5. 제주의 권순형, 날아오르다.

2016년의 권순형은 말그대로 k리그의 피를로였어. 팀의 부주장을 맡게된 권순형은 아예 주소지를 서귀포로 옮기며 팀에 대한 충성심을 내비쳤어. 게다가 시즌내내 팀의 주장인 오반석이 부상으로 고생하면서 실질적인 필드위 주장 일까지 맡게되지. 이 당시 권순형은 본인의 커리어하이인 5골 8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3위, 아시아챔피언스리그로 이끌어. 본인이 13시즌을 앞두고 말했던 리그3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진출을 3시즌만에 지킨셈이야. 시즌내내 리그 최고의 판타지스타로 발돋움한 송진형과 함께 팀을 이끌었고, 송진형이 중동으로 떠난 뒤엔 훗날 제주의 에이스가 되는 이창민의 옆에서 든든한 레지스타의 모습을 보여줘. 권순형의 5골 8도움은 제주팬들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데 권순형의 골이 대부분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이야.

(서울전 4:3 난타전에서 꽂아버린 권형의 골. 권순형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16시즌의 제주팬)

아쉽게도 이렇게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지만, 권순형은 기성용이라는 한국 역대 최고의 플레이메이커에 밀려 국가대표에 발탁되지도 못했고, 역대최고의 성적을 찍었음에도 k리그 베스트 일레븐에 들지도 못했지. 권순형의 세부스탯을 살펴본다면 더욱 이해가 가질 않는데, 권순형은 38라운드 중 37경기에 출장을 해서 2144회의 패스를 성공시켰고 패스성공률이 84.9%로 k리그 전체 2위에 랭크돼! 1위인 오스마르가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오간 선수였기에 권순형은 실질적으로 모든 미드필더 중 가장 뛰어난 패스실력을 선보였던거지. k리그의 피를로. 과장없는 표현 맞지?

6. 이제는 k리그 넘버원 레지스타.

권순형은 17시즌에도 2골 7도움과 패스성공률 10위안에 랭크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어. 16시즌보다는 플레이메이킹이 줄고 딥라플-방처럼 수비라인을 가다듬는 역할을 했는데, 천재플레이메이커 윤빛가람의 합류와 공격형미드필더로 포텐셜이 터진 이창민에게 공격을 넘겨주고 조율과 수비를 전담했기 때문이야. 17시즌 권순형은 16시즌보다 덜한 아성에도 국대의 위기와 각종 전문가들의 선택으로 한동안 유명세를 탔어. 하지만 결국 국가대표승선은 성공하지 못했지. 본인의 인터뷰마다 국대승선을 원했던 그의 모습을 생각하면 팬으로서 너무 아쉬워. 하지만 국가대표에 승선하건 말건 상관없이 나는 제주유나이티드와 권순형을 응원할거야.

권순형은 18시즌 제주의 주장을 맡게되었어. 그리고 제주는 k리그 1라운드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대 위기를 맞이했지. 믿을만한 공격수가 마그노밖에 없고. u23쿼터수준이 이창민, 안현범에서 이은범, 김현욱으로 대폭 하락했고, 새로온 용병인 찌아구 호벨송은 현재까진 0점짜리...게다가 만년유망주 진성욱까지...1라운드에선 권순형까지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을 보이며 너무 안타까웠어. 정말 이창민밖에 안남았지..하지만 제주는 이정도에 무너질 팀이 아니야. 리그 최고의 센터백진과 미드필더진을 가지고 있는 리그의 강팀이야. 그리고 그들의 중심에서 권순형이 팀을 이끌며 위기를 잘 헤쳐나갈거라 믿어

k리그 관심가져도, 안가져도 좋고 이글에 관심 가져도, 안 가져도 좋아.

하지만 권순형 이 선수가 어떤 선수인지 알려주고 싶었어. 읽어줘서 고마워